함께 가는 길 / 하지만 가지 않은 길

June wrote:-


중산간 도로 어디쯤 

만장굴 가는 길 


 

제주 중산간 도로를 다니다보면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중산간 도로는 한라산 중턱즈음에 자리한 산간도로 정도 되겠다. 중산간 도로 어딜 가나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한 느낌. 휴가철이 아니여서인지 차도 없고 조용한 게 제주도 전세 내고 다니는 느낌 ^^


세미마을 가는 길도 이러했다.


세미마을은 조용하고 정겨운 시골마을이다. 다들 들일에 바쁘신지 집은 비어 있고 우체부만 마을 이 곳 저 곳을 조용히 다니고 낯선 이 지나가면 개 짖는 소리에 따사로운 햇살 부서지는... 얼마간이라도 하릴없이 머물다 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생각을 더 깊게 만들어 준 곳이 마을 초입에 눈에 띄지도 않게 자리한 세미 마을 본향당이다. 표지판 안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긴가민가하며 숲 속을 찾아 들어갔는데 왠걸, 바람의 느낌이 전혀 다른 옴폭한 평지가 나타나는데 오래된 당나무 한 그루 앞에 시멘트 제단이 차려져 있는 소박한 모습이긴 했으나 예사롭지 않은 장소임을 직감했다. 하지만 여기가 본향당인줄은 모르고 "마을 사람들 제 지내기에 좋은 장소인 거 같다, 더운 여름 날 앉아 책 읽으면 딱이겠는 걸?" 하며 혼자 소리 내보았다. 청량한 바람이 너무 좋아 한참을 즐겼다.


차에 돌아와서 답사기를 보니 딱 그 곳이었네. 하하하. 여행은 즐거워~


차로 이삼분 거리인 다섯 석인상이 있는 <화천사>에 잠시 들렀다. 석인상 얘기는 Jane의 포스팅에 자세히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