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는 길 / 하지만 가지 않은 길


후배 활동가: 

JJ 브라더, 마을 주민 선물로 샴푸 같은 물품을 주는데 이건 좀 아니지 않아요? 환경 오염시키는 것들인데...


JJ: 

응, 나도 첨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너 그거 아니? 샴푸가 이 잡는데 직빵인거? 머리에 있는 이 있잖아? 여기 사람들 너나 할 것 없이 이가 많은데 샴푸로 머리 한 번 감으면 이 다 죽어. 독하긴 독한가봐. 그리고 우리 학교 여자 애들 학교에서 보면 머리 빗고 묶고 땋아 이쁘잖아? 단정하고. 근데 마을에서 여학생 애들 본 적 있니? 완전 머리 산발하고 떡 져서 야가 가가? 싶어 확 깨거든. 근데 이것도 샴푸로 머리 감으면 한 방에 좋아지고 이기 또 오래 가는 거야.


그라고 니 머리 비누로 감제? 나도 환경 생각한다고 비누로 감는데 첨에 한 3년은 비듬 하나도 없었거든? 근데 오래 있으면 겨울되서 건조하면 비듬 장난 아이데이. 이 때! 샴푸로 한 번씩 감아주면 비듬 싹 없어진다는 거 아니야. 


그래서 이 샴푸가 여기서는 이래 유용하게 쓰일 데가 있거든. 그래서 말이지, 내 생각은 여기서는 한국 샴푸하고는 좀 다르게 봐야 한다 이거지. 사람들 다 한꺼번에 쓰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 쓰는 건... 환경에는 물론 안 좋은 영향이 있겠지만 그 정도는 자체 정화해내지 않을까? 수용가능하다고 보는 거지.  


샴푸를 일부러 사서 주는 건 아니잖아? 기왕 구호품으로 끼여 온 샴푼데 이거 또 버릴래도 어떻게 버릴거야? 이건 샴푸가 아니라 이 잡는 약이야. 난 그렇게 생각하고 줘.   


후배:

나중에 구호품 온 거 다 떨어지면 어떻게 할 거예요? 써 봐서 좋은 줄 알면 계속 달라 그럴 거 아니예요? 그럼 사서 줄거예요?


JJ:

뭘 또 사서까지 주냐? 환경에도 좋지 않은 걸. 우리가 여기까지 와서 환경오염시키는 건 안 맞잖아? 있으니까 주는거지.   


후배:

그럼 이는요?


JJ:

원래 하던대로 손으로 잡으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