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는 길 / 하지만 가지 않은 길

자료정리 1_사진

20140627

 

대충 정리해 두었던 제주 여행 다녀온 사진을 블로그에 올릴 요량으로 다시 꼼꼼히 정리하다가 문득 인도에서 사진 정리하느라 오랜 시간 애먹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서 오늘은 사진 정리 잘 하는 법.

 

 

초등학생들 새 교복 입고 활짝 웃는 사진 좀 보내주세요.”

작년 행사 사진 좀 보여줘요. 감이 안 잡혀요.”

 

기록은 중요하다

모든 내용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정리와 활용은 그 다음 문제이다. 애초부터 필요한 장면이나 내용을 염두에 두고 딱 필요한 사진만 찍을 수 있다면야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활동가들은 일단 찍고 보는 수밖에 없다. 디지털 카메라이다 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엄청 찍어댄다. 하지만 오늘의 초점은 잘 찍는 게 아니라 잘 정리하기.

 

정리되지 않은 자료는 쓰레기이다

인도 JTS에서 20년 동안 모아 둔 어마어마한 양의 사진을 정리해 본 경험이 있다. 각자 정리하는 편한 방법이 있겠지만 오랜 기간 많은 양의 사진을 나중에 찾아 쓰기 쉽게 정리하기에는 다음 방법이 좋았다. 정리의 핵심은 미련과 함께 과감히 버리기.

 


1. 사진 찍은 사람이 가능한 당일에, 전체 사진 중 용도에 가장 잘 맞으며 보관 가치가 있는 사진과 마음에 드는 사진 합해서 10장 이내의 사진을 골라낸다. 어떤 것들이 그런 사진인가? 예를 들어, 마을 핸드펌프 관정하는 사진인 경우,

1) 반드시 남길 사진 : 관정이 한창 진행 중인 모습 (장비가 다 나오고 구경하는 마을 주민들이 배경이 되면 더 좋고 흙이나 물방울이 튀어 오르는 역동적인 모습), 관정 마지막에 물이 콸콸 쏟아 나며 주민들이 손으로 물을 뜨거나 기뻐하는 모습

2) 실무 자료 사진 : 차량 번호, 장비 모델이나 용량이 적힌 안내판, 물품 등

3) 마음에 드는 사진 : 사람들과 풍경

4) 다음 행사에 참고하거나 교육용으로 사용할 사진들은 중복되더라도 따로 폴더를 만들어 보관한다

5) 마음에 드는 사진은 개인적으로 따로 보관하고 업무 관련 사진들만 다음처럼 폴더를 만들어 담당 실무자가 보관한다.

 

2. 폴더 만들기

1) 주제와 내용별로 카테고리를 나누고 같은 내용인 경우 날짜순으로 보관하는 것이 활용도가 높다.

2) 폴더 예

01_학교

02_마을개발

01_식수

01_핸드펌프

01_관정

20140625_마을이름

3) 파일 이름 앞에는 네 자리 연도와 날짜를 붙여 쓰는 게 자료가 많이 쌓였을 때 찾기 편하다.

4) 폴더가 많아지더라도 카테고리를 세분화하는 것이 나중에 찾기 쉽다. 예를 들면 학교 폴더 아래 수업, 특별수업, 수련, 물품지원, 행사, 학생들, 교사들, 체육활동, 건강검진, 청소, 사고 등등.

 

3. 3장 내외의 반드시 남길 사진만 같은 형식으로 폴더를 만들어 따로 또는 사진 취합을 담당하는 활동가가 별도 보관 관리한다. 실제 이후 보고서나 자료로 활용되는 사진은 이 사진들 뿐이다. 이 작업이 핵심이다. 본부에도 이 사진만 보관하는 것이 좋다.


4. 업무 부담이 되긴 하지만 현지 활동 경력이 오래 된 담당자 한 명이 주기적으로 처음 사진부터 모두 받아 일괄적으로 정리를 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일관성있게 정리되는 장점이 있다. 이러면 찾기 쉽다. 사진 정리를 단순업무라 보고 신입 활동가에게 맡겼다가는 낭패를 보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설명을 해도 무슨 사진이 필요하고 중요한지 정말이지 알지 못한다. 그저 보기에 좋고 이쁜 사진만 골라내고 정작 필요한 사진은 휴지통으로 들어가 버리는 불상사가 생길 것이니 신입 활동가에게 맡길 생각이라면 반드시 전체 백업해 두시길.        

 

읽어보면 별 내용 아닌 것 같지만 현장에서는 이게 잘 안 되어 나중에 곤란한 상황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