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는 길 / 하지만 가지 않은 길

부음 최영철

JJ's LOG 2014. 10. 19. 02:56

20141018


옛 직장 후배 (최영철)가 이번 판교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는 비보를 접하고 어찌나 황망하던지... 나이가 들어가서인지 그 친구가 내게 특별했던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번 부음은 좀 특별하게 다가온다. 부인과 초등학교 다니는 어린 두 자식들까지 딸린 젊은 가장이었기에 더욱 그러했으리라. 옛 직장 선배와 전화통화하는 내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떨리고 있는 것을 느꼈다. 한 달 전이였던가? 진부 여행하고 있을 때 소식이 닿아 페북으로 인사 나누며 언제 밥 한 끼 하자 했는데... 이리 갈 줄이야... 해탈주 올리고 삼배로 보내 드렸다.


그러곤 점심 먹을라손 공양 게송하는데 그야말로 '이 음식이 내 앞에 이르기까지 수고하신 모든 분들의 은혜'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이 임과 동시에 지금 이렇게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게만 느껴졌다.


수진이가 걱정이 되었던지 잠깐 만나 위로해주었다. 위로받고 기분 전환이 된 듯도 했지만 다시 떠오르더라. 내가 이럴진대 홀로 된 제수씨 심정을 생각하노라면 가슴이 먹먹하다. 결혼 전 어느 해, 막 결혼을 앞둔 그 후배가 결혼에 대해 망설이고 있을 때 남한산성으로 두 사람을 불러내 같이 식사하면서 결혼 격려해주던 일도 떠오르고... 그 친구 페이스북엔 애도의 글들이 올라오고 또 다른 문상 다녀온 이들의 안타깝고 황망한 심정을 담은 글들이 함께 올라온다.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더 메인다. 내일 저녁 무렵에 옛 동료들과 함께 문상 가기로 한다.


일이 손에 안 잡혀 오후 시간엔 페북을 들여다보다가 음악을 듣다가...

  • Say Something by A Great Big World 


  • Last Mile Home by Kings of Leon       

저녁 먹고 더운 물로 씻고 홈페이지 작업 다시 하다.

이제 완전히 감잡았다. 이게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지 알았고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윤곽이 잡힌다. 내용만 알차게 채우기만 하면 된다. 좀 뿌듯함도 있고 설렘도 있고 그렇다.


마음 차분하게 하자.